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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온천지 들쑤신 신물 나는 부동산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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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7-27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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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쏘아올린 '행정수도 이전'논의에 세종시 부동산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매물 또한 행정수도 이전 발언 이후 급격하게 줄었다. 간혹 매물이 나와도 프리미엄이 너무 붙어  매입에 엄두도 못낸 다. 정부의 투기지구·투기과열지구 중복지정에 이어 연이은 고강도 대책에도 세종시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부동산값 폭등은 비단 이곳만의 현상이 아니다. 서울은 말할 것도 대구, 부산 등 대도시 아파트 값도 진정내지 내림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정치권이 인기에 영합해 아직 이전이 요원한 행정수도를 거대여당 원내대표가 언급하면서 잠잠하던 세종시 부동산이 굼틀대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정부여당이  온천지를 벌집 쑤시듯 부동산 값만 올리는 꼴이 됐다.
 
  다시 피어 오른 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이번에야 말로 정치권의 국면전환용 보여주기 식 쇼가 아닌 진정성 있는 논의로 전개돼야 함에도 부동산투기꾼들을 끌어들이는 정책으로 인해 방향을 잃고 있다. 서울 아파트 공급 대책도 그린벨트는 해제하지 않기로 하면서 골프장이나 공공부지 등이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그러자 그 주변 아파트 값이 들썩거린다고 한다. 고밀도 개발이나 용적률 상향 등 가능한 수단은 다 동원한다고 하지만, 벌써부터 시장 안정엔 역부족일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정부는 그동안 대출 규제와 보유세 인상 등 수요억제에 초점을 맞춰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을 쏟아냈다. 지난 6·17 대책에 대해 일각에선 '이제 아파트 시대는 끝났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는 멈추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대책, 왜 이렇게 약효가 없을까요? 정부 여당은 종부세를 올리겠다고 해놓고는 지난 총선 때는 표심을 의식해 여기저기서 딴소리를 했다. 그린벨트는 해제하는 쪽으로 정리된 것 같더니 갑자기 없던 일이 됐다.국회의원을 포함한 일부 고위 공직자들은 보란 듯이 다주택으로 버티고 있다.
 
  신뢰 받기 어려운 모습이다. 한국은행과 통계청 발표를 보면 국부(國富)의 85%가 부동산 자산이라고 한다. 가계의 순 자산 가운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76%나 됐다. 부(富)가 부동산에 쏠려있고 부동산 값이 그만큼 많이 올랐다는 얘기도 된다. 오르니까 사려고 하고 사려는 사람이 많으니 값이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아파트 값 급등을 국토부가 주택 수급 대책만 갖고 해결할 수는 없다.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과잉, 일자리와 교육 문화 혜택의 수도권 집중 등 여러 환경 요인에다 투기 심리가 작용하는 사안이다. 공급 방안과 함께, 정부는 주저하지 말고 지금과는 다른 경제 정책과 잘 조율된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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