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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등록금, 왜 신용카드는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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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2-08-2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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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은 대학등록금을 낼 때마다 걱정이 태산이다. 경기는 침체되고 물가는 올라 생활비는 늘어나는 데, 수입은 그대로 이기 때문에 저축은커녕 먹고 살기도 힘들다. 그러니 평균 400만~500만원하는 등록금을 마련할 방법이 막막한 실정이다. 

자녀들은 부모의 처지를 알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발버둥 쳐 봐야 큰 보탬이 되지 못한다. 공부에만 전력을 쏟아도 취직을 할까 말까한 세상에 아르바이트로 소중한 시간을 빼앗기니 소위 괜찮다는 곳에 취직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실력과 비례한다는 말이 헛말이 아닌 것 같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이런 학부모들의 고통을 알고 있다면 정부나 대학이 나서서 부담을 들어줘야 하는 데, 강너머 불구경만 하고 있는 꼴이다.

대구경북지역 4년제 대학 10곳 가운데 7곳 이상이 등록금을 카드로 결제하지 못해 학생과 학부모의 고충이 매우 크다. 대학정보공시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4년제 대학 27곳 가운데 19곳이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를 막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카드 수수료 때문이다.

대학 관계자는 "등록금의 1~2%에 이르는 수수료를 카드사에 내면 연간 학교 재정에 수십억 원의 부담이 가고, 이는 등록금 인상 요인이 된다"고 으름장을 놓으니 대놓고 말도 못할 처지다.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받는 대학도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한정돼 학생과 학모부들의 불편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신용카드가 보편화 된지는 이미 오래다. 1만 원 이하의 소액까지도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2011년 경제활동인구 1인당 발급 신용카드가 무려 4.9장에 이를 정도로 대폭 늘어났다. 현재 한해 민간 소비지출의 62%가 신용카드로 결제되고, 인터넷뱅킹 역시 하루 32조원이 현금없이 거래되는 실정으로 신용카드 사용은 생활의 일부가 된지 오래다.

이런 판국에 대학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못 내게 한다는 것은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이 서민을 더욱 옥죄는 행동이다. 서민들은 등록금 마련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쓴다. 금융권에 대출을 내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자녀들 학자금 대출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목돈 없어도 되는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내게 하면 한 숨을 돌릴 수 있는 방법이 되는 데도 요지부동이니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선거 공약으로 반값 등록금을 약속했으나, 정권이 6개월도 남지 않는 지금까지 현실되지 않고 있다. 실천하지도 못할 공약으로 서민을 울릴게 아니라,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이행하는 것이 서민들을 돕는 일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카드 수수료를 대납하는 한이 있더라도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낼 수 있게 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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