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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슬람 사원 반대 종교적 편견이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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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3-24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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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대현동의 이슬람 사원 건립 문제가 아직 주민들과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 모양이다. 북구청이 중재하려 하고 있지만 합의가 쉽게 도출되지 않고 있다. 24일에는 제법 구체적인 합의 자리가 만들어졌다. 북구청에서 대현동 주민 등으로 이뤄진 이슬람 사원 건축 반대 대책위원회 관계자 5명과 외국인 무슬림(이슬람 신도) 건축주 2명 등이 참석하는 회의를 개최한 것이다.
   문제의 이슬람 사원은 지난해 9월 제2종 근린생활시설 종교집회장으로 건축 허가를 받아 12월에 착공했다. 이후 재산권 침해와 소음 등을 이유로 주민들의 반대 민원이 이어졌고, 구청은 지난달 16일 건축주에게 공문을 보내 공사를 멈추도록 했다. 이 사이 대책위와 건축주 간의 대화는 두 차례 정도 마련됐지만 구청이 나서 중재 자리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서 주민들은 사원 건립 시 발생할 수 있는 소음과 사생활 침해 문제 등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고 건축주 측이 이를 해명하는 식의 대화가 주를 이뤘다고 전한다. 하지만 앞으로 사원을 어떻게 건축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는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대책위 관계자들은 회의를 마치고 "건립 자체를 반대한다는 우리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고 건축주들은 공사 중인 사원 규모를 축소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지난 수 년간 동네에 모인 외국인 무슬림들의 다른 문화로 인한 소음과 쓰레기 등 문제를 감내해야 했다. 단층 건물을 짓는다는 얘기만 들었을 뿐, 이슬람 사원을 짓는다는 것은 몰랐다. 치안 등이 상당히 걱정된다. 건립을 수용할 수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들의 주장에 종교적 편견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슬람교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이 작용돼 사원 건립을 반대한다면 심각한 종교적 차별 문제가 불거진다.
   무슬림인 건축주는 "이슬람은 평화를 지향하는 종교다. 대구 달서구 죽전동에도 2002년 이슬람 사원이 세워졌지만 그간 문제가 없었다. 마찰이 있다면 새로운 사원을 지으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경북대학교 등에 200여명의 무슬림이 있다. 한 번에 20~30여명이 사원에 와 조용히 기도할 것이고, 금식 기간인 라마단 때만 50~80명이 온다. 대현동 주택가에 절도 있고 교회도 있는데 왜 이슬람 사원만 문제가 되나. 평화적으로 해결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갈등에 쌍방은 상대의 주장에 귀기우릴 필요가 있다. 무슬림들은 대현동 주민에게 피해를 입힌 적은 없는지에 대한 반성을 먼저 해야 하고 주민들은 "대현동 주택가에 절도 있고 교회도 있는데 왜 이슬람 사원만 문제가 되나"는 무슬림들의 주장을 경청해야 한다. 이 문제가 만일 종교적 편견에서 출발한 갈등이라면 시민의식이 성숙하지 못한 증거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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