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출범으로 고위 공직자 비리를 캐기 위해 준비가 한창인 공수처는 아직 1호 수사 대상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리 공직자 대해서는 현미경처럼 보고 만원경 처럼 멀리 봐야한다.
　  지금까지 공수처에 접수된 사건의 절반가량이 판· 검사 관련 사건들로서 눈길을 끈다. 대부분 고소 고발과 진정사건으로 검찰과 경찰에서 이첩하거나 인지 통보한 사건도 있다. 공수처는 접수된 사건들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공수처가 '수사대상 1호 사건 찾기'에 본격 돌입한 셈이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공수처 위상에 걸 맞는 사건을 발굴해 '이성윤 황제 조사' 등으로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여운국 차장은 '김학의 불법 출국 금지 의혹 사건 등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공수처 수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희연 교육감이 공수처 수사를 받게 될 경우 교육계 고위직으로서는 유일하게 1호가 될 전망이다. 조 교육감은 해직 교사를 특별채용토록 부당하게 지시한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앞서 감사원이 조희연 교육감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공수처로 넘기기로 했다. 이는 공수처가 경찰에 먼저 사건 이첩을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공수처법상 교육감이 공수처 수사 대상인 고위공직자에 포함되는 게 근거이다. 감사원은 조희연 교육감이 지난 2018년 7~8월 해직 교사 5명에 대한 특별 채용을 관련 부서에 검토 내지 추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대상이 된 5명 가운데 1명은 2018년 6월 서울시교육감 선거 때 예비후보로 출마했다가 조희연 교육감과 후보 단일화를 했고, 이후 조희연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운 인물이다. 감사원은 조희연 교육감 지시로 교육감 비서실 소속 직원이 심사위원회를 구성, 서류 및 면접 심사 등에 부당하게 관여한 정황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근거로 감사원은 조희연 교육감을 경찰에 고발하는 한편, 공수처에는 수사 참고자료를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조희연 교육감은 채용이 적법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29일 관련 기자 간담회를 갖고 당일 자신의 페이스 북에 "특별채용 제도는 불가피하게 교단을 떠나게 된 교원의 교권을 회복시켜주기 위해 법률로 보장된 정당한 절차이다. 대부분의 정부 부처에서도 일상적으로 추진하는 행정행위"라고 해명하면서, "사립학교 민주화를 위해 애쓰셨던 분, 학원 분규에서 옳은 길을 걷다 탄압된 분, 전교조 관련 해직 교사, 권위주의 정권 시절 과도한 국가보안법 적용,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을 위한 활동으로 교단을 떠난 분들 등 다양하다"고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피력한 바 있다.
　  감사원이 조희연 교육감을 수사할 수 있는 2곳 기관 모두에 이첩하는 수순으로 이어진 것이지만 이 사건 역시 다툼이 예상된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1호 수사 대상 찾기에 공수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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