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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주역 부지 활용방안 깊이 고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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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6-1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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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처음 운행을 시작한 경주역에서 내년 초부터는 기적소리를 들을 수 없다. 내년 초부터는 철도노선이 신경주역으로 통합되기 때문이다. 100년이 넘은 역사를 가진 경주역은 그동안 전국민의 추억의 명소였다. 경주를 찾는 이들 중 상당수는 열차를 이용해 경주를 방문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장년층 이상의 국민은 경주에 대한 추억의 첫 기억으로 경주역을 떠올릴 것이다. 올해말이면 기능을 잃게되는 경주역은 그래서 경주시의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남게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경주시는 경주역 부지에 대한 활용방안을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경주시는 동천~황성 등 동해남부선 일부 도심 구간 폐철도 부지에 2024년까지 도시숲을 조성키로 하고 편입 사유지 매입 보상 등의 절차를 밟고 있지만 경주역 광장(14만8700여㎡)과 폐철도(80.3㎞) 대부분의 부지, 17개 간이역(37만여㎡)에 대한 활용방안은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경주역은 아직 경주 관광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고 있다. 울산·대구·포항 방향으로 오가는 무궁화호 44편과 화물열차 32편이 운행되는 경주역에는 하루평균 1100여명의 관광객이 기차를 이용해 경주로 온다. 그리고 주말이나 휴일에는 더 늘어나 2300여명에 이른다. 경주시는 경주역 부지를 공공청사·상징타워·상업시설·문화공간 등을 갖춘 새로운 성장동력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방향을 세워두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활용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철도부지는 한국철도공사와 국가철도공단의 재산이므로 이에 대한 편입 예산도 문제다. 그리고 문화재보호구역으로 묶인 경주역의 개발 문제도 난제다. 그러나 이 공간을 마냥 비워둘 수는 없다. 경주역이 신경주역으로 옮아가게 되면 인근 상가가 한순간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 가뜩이나 도심 인구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경주역이 사라지면 심각한 원도심 슬럼화가 이뤄질 것이다. 구체적인 개발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비워지는 경주역을 근대문화유산으로 남겨두면서 문화관광 공간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은 1900년도 파리 만국 박람회 때 기차역으로 쓰였던 장소를 그대로 활용해 대표적인 미술관으로 커졌다. 물론 경주역은 그 정도의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대형 문화공간으로 사용할 수 없다 하더라도 형편에 맞게 활용하면 된다. 추억의 경주역 광장에서 공연이 수시로 열리고 역사 안에서는 전시도 열린다고 한다면 문화관광 공간으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철도 당국과의 협의가 선행돼야 하겠지만 경주시의 의지에 따라 이 정도는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래야 원도심이 경주 문화와 관광의 중심지 역할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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