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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건희 소장품 신라관련 미술품 가져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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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7-1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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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정부는 (가칭)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의 후보지를 서울지역으로 발표했다. 아마도 그럴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이번에도 서울에 국가 중요 문화시설을 독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기대는 보기좋게 빗나갔다. 문체부는 이건희 소장품관 최적지로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부지와 국립현대미술관 인근 송현동 부지 2곳을 제시하고 향후 관계기관 협의와 위원회의 추가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부지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고 말았다. 기가 막힐 일이다.
   유치 신청에 나섰던 대구시는 즉각 반발했다. 대구시는 발표 당일인 7일 긴급 입장문을 발표하고 이번 발표는 그간 정부가 그토록 강조해온 문화분권 및 균형발전 정책기조에 역행하는 결정이라며 대구·경북 시·도민뿐만 아니라 비수도권 국민 모두에게 깊은 상처와 실망을 안겼다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국립문화시설의 지방 분산으로 국토의 균형잡힌 발전을 바라던 지역민들의 염원을 무참히 짓밟았다며 이로 인해 온전한 문화분권 실현을 통한 국가균형발전 달성은 요원한 일이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문체부는 이번 이건희 소장품관 건립지 결정을 위한 위원회 구성에서 수도권 이기주의를 드러냈다. 문체부가 기증품 활용방안을 마련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 구성원 대부분이 서울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로 구성됐던 것이다. 그들의 의견을 따라 입지를 선정했으니 서울에 가져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아무튼 대구시의 주장대로 논의 과정에서 지역의 예술인이나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절차가 한번도 없었다는 사실은 이번 발표가 공정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모두 결여한 채 진행됐다는 것을 입증한다.
   이건희 소장품관이 서울로 가게 됐으니 이제 지방은 닭쫓던 개가 돼 공허하게 허공만 쳐다보게 됐다. 그러나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소장품 가운데 약 2만1600점이 고미술품이고 이 가운데 신라와 관련된 미술품도 다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신라 관련 미술품을 경주로 가져오는 데 적극적인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의 것은 우리에게 돌려달라"는 당위성을 가지고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주 시장의 의지가 어떻게 관철될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그의 이 같은 구상은 매우 타당하다. 문화 인프라의 수도권 독식이라는 비판을 비껴가기 위해서라도 경주시가 원하는 바를 문체부는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주 시장의 의지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경주시민 모두의 적극적인 유치 운동이 펼쳐져야 한다. 행정과 정치권에만 맡겨두지 말고 시민 모두가 나서서 이 일을 성사시켜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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