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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엄중한 시기에 강행한 나훈아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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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7-18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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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9일부터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사적모임 허용을 4명까지로 동일하게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은 바이러스 전파속도보다 한발 앞선 방역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휴가철 이동 증가 등을 감안한다면 한발 앞선 방역조치가 확실하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폭증했던 감염자가 서서히 비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는 조짐이다.
   4차 유행이 시작되고 나서 18일 처음으로 비수도권 감염비율이 30%를 돌파했다. 이제는 전국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대구에서는 지난 7일부터 12일째 두 자릿수 확진자가 나왔고 18일 오전 0시 현재 42명(해외유입 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추가 확진자들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수성구 소재 헬스장 관련으로, 또 일반주점과 음식점에서 발생했다.
   이런 와중에 대구에서는 희한한 일이 일어났다. 16일 엑스코에서 '나훈아 어게인 테스형' 콘서트가 열린 것이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에서 수천명이 한 공간에 모인 가운데 공연이 강행됐다고 하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16일 오후 2시 공연은 주최 측이 준비한 4000석의 표가 모두 팔렸다. 콘서트는 18일까지 오후 2시와 7시30분 등 하루 2차례(총 6차례) 열렸다. 모든 공연 표가 매진된 상태다. 회당 4000명이 나훈아 공연을 관람했다면 모두 2만4000명이 한 공간에서 관람한 것이다.
   공연 시작을 약 1시간 앞두고 공연장 앞은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고 한다. 머리가 희끗한 중년 부부, 자녀와 함께 온 부모 등 가족 단위 관람객이 대부분이었다. 앞 사람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건물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사람들은 공연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손소독부터 했다. 이어 문진표를 작성한 뒤 '안심콜' 번호로 전화를 걸어야 했다. 입장객들은 이 과정을 거친 뒤에는 스태프들에게 입장권을 보여주고 몇 차례에 걸쳐 발열검사까지 받은 후에야 공연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대구시는 거리두기 2단계를 적용하고 있어, 회당 최대 관객 수는 5000명까지 가능해 방역 지침을 어기지는 않았다고 봤다. 공연을 취소할 근거가 없기 때문에 현장에 나가 방역수칙 위반 여부를 철저히 살피는 것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고 했다.
   나훈아의 공연을 보기 위해 엄중한 시기에도 불구하고 인산인해를 이룬 관객들도 문제지만 4차 유행이 시작돼 온 나라에 비상이 걸렸는데 공연을 강행한 주최 측의 의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공연 예술계 종사자들이 코로나19가 발생하고 난 후 무대에 설 수 없어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데 우리나라 성인 음악을 대표한다는 인물이 수십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공연을 강행했다는 것 자체가 과연 온당한 것인지 묻고 싶다. 학생들조차 비대면 수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수익을 포기하고 비대면 공연을 할 수는 없었는지 궁금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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