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호 수요칼럼] 비밀은 혼자 지키기가 어렵다 > 실시간

본문 바로가기


실시간
Home > 건강 > 실시간

[손경호 수요칼럼] 비밀은 혼자 지키기가 어렵다

페이지 정보

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 작성일19-11-19 19:02

본문

↑↑ 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호친지나 친구, 심지어 가족 사이에서도 가끔씩 쓰는 말이, '이건 비밀이다. 너와 나만 아는 것이야, 꼭 지켜야해'다. 비밀은 숨기어 남에게 공개하거나 알리지 아니한 일을 두고 누설되거나 밝혀지거나 폭로되어서는 안되는 절대 금물의 약속이다. 비밀이 새어 나가는 것을 누설이라하고 나쁜 일이나 음모(꾸민 말)같은 것이 드러나는 것을 폭로라 한다.

  비밀이라고 하지만 그 말 뒷끝은 언제나 누설과 폭로가 존재한다. 세인들의 공통된 견해가, 세상엔 비밀이 없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모두가 비밀을 믿으면서 의심한다. 하나의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이 지키지 못하는 비밀을 어떻게 남보고 지키게 할 수 있겠는까. 4자성어에 '수구여병'이란 말이 말이 있다. 입을 병마개 막듯이 봉하라는 뜻으로 비밀을 잘 지키라는 뜻이다. 사람의 얼굴이 각각 이듯이, 갖고 있는 비밀도 각각이다.

  남의 비밀을 발설하는 것은 배반이고, 자신의 비밀을 입밖에 내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심리학자의 말로는 남자는 자기의 비밀보다도 남의 비밀을 성실하게 지킨다. 여자는 그 반대로 남의 비밀보다도 자기의 비밀을 잘 지킨다고 한다.

  생리적으로 비밀은 밝은 곳에 나오기를 싫어하며, 세 사람이 비밀을 지킬 수 있다면 두 사람이 죽으면 가능하다. 이처럼 가능한 것 같으면서 불가능한 것이 비밀이다. 두 사람의 비밀은 신(神 )이 알고 세 사람의 비밀은 세상이 안다는 말에 백기를 든다. 세상의 많은 석학들의 말씀도 그 부류가 다양하다.

  시인 한용운의 '비밀'에 보면 '나의 비밀은 눈물을 거쳐서 당신의 생각으로 갑니다. 나의 비밀은 한숨을 거쳐서 당신의 청각으로 들어갑니다. 떨리는 가슴으로, 촉각으로 한 조각 붉은 마음이 당신의 꿈으로, 마지막 하나는 소리없는 메아리와 같아서 표현할 수 가 없습니다.'

  영국의 격언에 마음에 가장 가까운 것은 입에도 가장 가깝다는 말의 의미가 심상치 않다.

  사람이 사는 세상이 비밀투성이다. 집집마다 비밀을 숨기고 있고, 사람마다 말 못할 비밀이 한 두가지 이상일 것이다.

  이상하고 신기한 것은 자기의 비밀은 감추려고 애쓰고 남의 비밀은 깨내려고 온갖 수단을 다 부리는 것이 인간이다. 그래서 누구의 비밀이던 하룻밤 넘기기가 어렵다고 한다. 오히려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없는 사람처럼 가난할 뿐이다. 유태인들의 생활규범인 '탈무드'에 당신이 비밀을 숨기고 있는 한, 비밀으 당신의 수인(죄수)이다. 하지만 당신이 그것을 말하고 난 순간부터 당신이 비밀의 죄수가 된다는 것이다.

  인생의 비밀은 자기 자신을 속이는 감정을 절대로 갖지 않는 것이다. 이 말의 내용은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고 더욱 바르고 아름답게 살아야만 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탑(塔)이다.

  그러나 낮에는 눈이 있고 밤에는 귀가 있다. 비밀의 불도 연기가 난다라는 말을 음미해 볼 때 감추기가 어려운 것 같다. 화제(이야기꺼리)가 궁할 때 친구의 비밀을 폭로하지 않는 자는 드물다. 사람은(특히 여자)질투 때문에 비밀을 누설한다는 말이 있다. '복음서'에 '감추어 둔 것은 나타나게 마련이고 비밀은 알려져서 세상에 드러나게 마련이다' 도둑놈이 제 말에 잡힌다. 죄인들중에 잠자다 잠꼬대나 헛소리로 자기 죄를 스스로 폭로한다고 한다.

  이처럼 비밀은 자기 소유의 것만을 주창하지만 '언젠가'는 말에 굴복당하고 만다. 아름답고 소중한 자기만의 비밀이 있긴 하지만 자신의 입에서 언제나 탄로되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인간이 소유하는 세 가지 보물 가운데 하나가 그것을 '귀하게 여기며 지키는 것'인데 그 하나가 발설하고 싶은 비밀의 이야기라 한다. 보물은 자신이 아끼는 것인 동시에 남에게 알리고 자랑하고픈 것이기 때문이다.
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