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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끝에서 펼쳐지는 `천·지·인-生`… 화폭에 하늘의 혼을 담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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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교 작성일20-03-01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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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서인교기자] 경북신문이 영남의 예술가 회원 작가들의 작품성향과 근황을 들여다 본다.

  최경수 작가는 1966년 구미 태생으로 천·지·인의 내재율을 암시하는 시·공간을 조형하는 시대적 고민과 탐색을 주무르고 있다.

  최 작가의 작품세계와 익어온 과정, 익어가는 방향타를 살펴 보고자 한다. 
                      ↑↑ 최경수 작품, 하늘소리 1   
◆ 최경수 작가가 추구하는 예술의지(kunst-wollen)의 향방 
최경수 작가의 작업과정을 들여다보면 그 속에 개인 미술사와 한국미술사, 그리고 세계미술사의 노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그만큼 이 작가는 많은 시대적 고민과 탐색, 그리고 조형적 실험을 통해 자신의 작업세계를 일구어 왔다.
   1985년부터 여러 그룹전에 참여 이후, 1987년의 제1회 개인전은 경북대 재학시절, 청년작가로 바라본 세상을 반영하고 있다.
   그때의 작품 중에 '그리고 오늘을 위하여-그 아무것도'라는 제목도 눈에 띄었다.
   1980년대의 살벌했던 사회를 바라보면서 어찌할 수도 없었던 청년작가의 심리를 반영해 왔다.
 
◆ 최경수 작가의 작품성이 익어가는 과정은?
   1987년 구미 YMCA회관에서 첫 개인전 이후 1994년의 2회 개인전에서는 작업의 모티브와 표현기법을 새롭게 정비하면서, 사회적 울분을 삭이고 선회해 애환과 한의 정서를 신명과 해학으로 풀어낸 한국의 전통미감에 관심을 돌린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 시기 일련의 작품 명제가 '연결고리 · 맺힘과 품의 공존'이었던 점도 주목할 만하다.
   최 작가는 이후 토속적이고 민속적인 주제와 함께 가면무나 탈춤사위, 장승문화와 조선민화, 전통문양 등에 스며있는 소박한 기층민중의 신앙과 예술을 탐색해 내면에 잠재된 원초적 생명력을 관조하고 그것을 현대적 조형으로 재해석하는 데 집중했다.
   이 시기의 다양한 조형 실험들, 이를테면, 캔버스나 판넬에 유채와 실크스크린의 기법을 혼융(渾融)한다든가, 마티엘 효과를 위해 접착제를 화면에 발라 열을 가하거나 안료(顔料)를 태우기도 하는 등 다양한 재료와 기법실험을 엿볼 수 있다.
   이는 모두 전통적 미감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해 현실화할 수 있을까 고심한 예술의지의 소산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작가는 동양의 음양오행 사상을 연구하며 자연의 섭리와 질서에 순응하는 삶을 희원(希願)하며, 김천의 한적한 백운산 중턱에 허름한 흙집을 구해 작업실 삼아 현재까지 25년을 살고 있으니, 대자연의 질서와 조화를 온몸으로 체득해 온 보기 드문 작가이기도 하다.
 
                    ↑↑ 최경수 작가   
◆ 최 작가의 작품 외출 이력은
   현재까지 40여회의 개인전을 선보이며, 줄곧 한국적 미감의 현대화에 천착해온 작가의 이력을 돌아보면, 1990년대부터 이어져 온 자연 속의 삶과 예술이 그의 예술의지의 향방에서 일련의 정신적 필연성을 지니고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을 위시해 중국의 서주, 북경, 광주, 위해, 대만 전시를 비롯, 일본의 동경, 센다이전, 히로시마전, 인도 콜카타전, 헝가리 부다페스트전, 이탈리아 밀라노전, 프랑스 루브르전, 독일의 쾰른 아트페어,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아트페어, 마이애미 스펙트럼전, 우즈베키스탄의 타쉬겐트전 등의 다양한 국제전시에 초청돼 작품을 선보엿다.
   오늘날과 같은 예술의 세계화와 다변화 현상 속에서도 그만큼 한국의 정체성을 담지(擔持)하는 예술이 국제적으로도 관심을 받게 된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했다.
 
                    ↑↑ 하늘소리2   
◆ 최경수 작가의 작품성인 천·지·인의 내재율
   동양 문화권에서, 또한 한국에서 전통으로 전해지는 삶과 예술의 핵심이 되는 이념은 천지인 삼재(三才) 사상과 음양오행(陰陽五行) 사상이다. 즉 하늘과 땅과 인간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삼라만상(森羅萬象)은 음양의 조화원리에 의해 오행으로 운용된다는 인식이다.
   그의 아호는 경천(擎天), 택호는 항소재(恒素齋)인 것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하늘과 땅과 더불어 항상 깨끗함과 바탕을 갖추며 살고 또 그런 예술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작가인지 짐작해볼 수 있다.
   산속에 살면서도 그는 홍익대 석사과정을 거쳐 박사과정에서 부단히 한국적 전통과 그 미에 대해 연구했으며, 현재까지 경북대학교에 출강하며 후학들에게 깊은 영향을 주고 있기도 하다.
   2020년 현재까지 수 많은 작품들의 명제가 '하늘소리'이고, 드넓은 창공과 대지 위의 나무들, 인간의 실루엣과 그 앞에 놓인 찻사발이나 청화 백자주병, 고 신라 토기 등 한국의 문화재급 그릇 속에 담긴 하늘소리를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투영해 내고 있다.
 
◆ 최 작가의 현재진행형?
   1990년대 이후 장식적인 공간운용이나 기하학적 색면(色面)을 배경으로 해 평면적으로 포치(布置)되었던 목어, 수막새, 탑, 전통문양 등의 이미지는 후대에 오면서 분방한 필획(筆劃)이나 해체된 서체와 더불어 천지인의 기운과 내재율을 암시하고 투영하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특히 화폭 속에 늘 등장하는 막사발이나 목어 등의 이미지는 하늘소리를 담아내는 '지상의 삶'의 탁마(琢磨)와 '맑게 깨어 있음'의 알레고리로도 읽힌다.
   그의 화폭에는 한국문화사의 시간의 지층이 암시적으로 깔려 있으며, 바람 소리와 물소리, 해와 달과 별, 소나무와 구름 등, 현실 공간에서 만나는 자연소재들이 '지상의 그릇 하나' 속에 담기듯, 차 생활 속의 마음자리가 천지인의 기류 속에 소통하는 듯한 그림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 최 작가는 한때?
   최 작가는 한때, 전각 작업과 돌조각, 목어 조각 등으로 목리(木理)와 석리(石理)를 읽어내며 다양한 작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를테면, 다양한 나무들과 돌들이 품고 있는 이치와 결기(決氣)를 읽어 그에 부합하는 형상의 단초들을 불러내는 것이다.
                       ↑↑ 하늘소리 3   
천지간 기운을 체득해온 작가의 작품들은 남다른 개성이 돋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다양한 작업은 서예와 회화와 조각, 그리고 도자기 등의 공예를 아울러 습득해온 그의 이력을 보여주기도 하며, 수묵의 필묵(筆墨)과 발묵법(潑墨法)뿐만 아니라 유채, 아크릴, 혼합매체 등을 자유자재로 운용해온 조형실험의 소산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작가로서 그가 반평생을 부단히 지향해온 "자연 속 자유인으로서 천·지·인 소통의 언어로 탁마해온, 원초적이며 무형식적이지만 개성적이고 창의적인 예술세계에 도달하는 일"(작업일지)이다. 요컨대 그의 모든 조형실험과 매체실험은 바로 이 같은 열망 속에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진다.
 
◆ 최 작가의 서화와 공예를 아우르는 형상화의 토포스(topos)
   최 작가가 지향해온 많은 것들이 응축되어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23.5센티미터 크기의 작품 150여점이 15미터 한 벽면을 채우고 있는데, 송판에 밑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조합토로 구운 다양한 모양의 다기 및 막사발과 물고기가 부착되어 있다.
   산속에서 대자연의 내재율과 리듬에 따라 삶을 즐기며 작업해온 작가의 마음자리, 그 정신적 토포스(처소 處所)를 암시하는 명제이다.
   특히, 작가는 자연과 인간의 이미지와 함께 상형문자의 서체를 변형하거나 파서(破書)하여 수묵(水墨)의 획선(劃線)과 획면(劃面)을 혼융함으로써 심상풍경의 의미층을 강화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이를테면, 청산의 기운이나 바람결, 달빛, 빗방울 소리, 삶의 자리 등을 형상화하고자 山, 川, 風, 門, 月, 雨, 田, 日, 人 등의 한자 서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작가 자신의 말대로 '개성적인 자신만의 언어와 예술유희'를 찾아가는 노정(路程)에서 부디 특별한 경지의 예술경계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최경수 작가는
   최 작가는 구미 출신으로 구미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후 홍익대 미술대학원 석사와 박사 수료를 했다.
   최 작가는 현재 한국미술협회, 일본 국제화가전, 국제예술교류협회 대구미술대전 초대작가와 경북대학교 출강으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서인교   sing43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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