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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에 더이상 좋은 곳 없지˝ 산딸기 탐스러운 `권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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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작성일20-07-0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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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이리 전경   
[경북신문=김영식기자] 권이리(權伊里)는 양북면에서 가장 북쪽 끝에 위치한 마을이다. 약 250년 전 권씨 일가가 난리를 피해 이 마을에 정착했다고 해서 권이리라고 부른다. 이 마을은 고지대에 위치해 있고 일교차가 커서 품질 좋은 산딸기와 감이 많이 생산된다.
   1965년 전기가 들어오기 전까지 마을 사람들이 호롱불과 촛불에 의지해 생활할 정도의 오지였던 권이리는 농로가 생기기 전에는 자전거도 다니기 힘들 정도였다. 그렇게 깊은 골짜기에 1960년대에는 약 100가구에 300명 정도의 주민이 농사를 짓거나 산딸기를 채취하고 약초와 산나물을 캐고 살았다. 현재 46가구에 69명의 인구가 사는 것에 비한다면 그 당시 인구가 훨씬 많았다.
 
                    ↑↑ 젊은 시절 외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퇴직 후 권이리에 정착한 한기택, 전근희, 임용수 이장, 이수만(왼쪽부터)씨가 마을회관 앞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권이리에 인구가 줄어든 것은 1964년 준공된 권이저수지가 건설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수몰민이 된 데 이유가 있다. 권이저수지는 모두 사람들이 산에서 찰흙을 지고 와서 축을 쌓고 일일이 수작업을 해서 만든 저수지다. 이 저수지는 저수량이 55만톤에 이르며 인근 용동리의 큰들과 오암들, 와읍리 중목들까지 농업용수를 댈 정도로 대규모다.
                       ↑↑ 귀농인 이수만씨가 자신의 감나무 농장에서 감나무를 손질하고 있다.   
권이리를 '산딸기 마을'이라고 부른다. 일교차가 크고 당도가 높아 품질이 좋기 때문이다. 1980년대 본격적인 산딸기 재배가 시작되기 전에는 주민들이 인근 산에서 자생하는 산딸기를 따서 인근 장에 내다팔았다. 그러나 권이리의 산딸기가 워낙 달고 맛있다는 소문이 나자 본격적인 재배에 나섰고 지금은 약 1만 평에 10가구 정도가 특산물인 산딸기 재배에 나서고 있다.
                       ↑↑ 권이저수지   
임용수 이장은 "권이리의 산딸기는 경주에서 가장 먼저 본격재배를 시작했다"며 "3000평에 산딸기만 재배하는 대농도 있다"고 자랑했다.
   임 이장은 "지금은 트랙터로 농사를 짓는 농가가 2가구에 불과할 정도로 논밭농사는 거의 폐농상태"라며 "귀농해서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농가 수익이 조금씩 늘어나는 편"이라고 말했다.
                       ↑↑ 권이리 최고령자 김경분 할머니가 콩을 다듬고 있다.   
감도 유명하다. 양북면에서 감나무가 가장 많은 마을인 권이리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수만씨는 동경주농협에서 29년간 근무하다가 귀농한지 10년 됐다. 이씨는 "약 1000 그루의 감나무를 키우고 있는데 농사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며 "품질이 좋은 권이리 감이 인기는 있지만 풍년이 들면 판매가격이 낮아져 인건비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권이리 최고령자인 김경분(92) 할머니는 "옛날 권이리는 첩첩산중이었지만 참나무 장작에 쌀밥 지어 먹고 살 정도로 넉넉했다"며 "지금도 물 좋고 공기 맑아 살기에는 더 이상 좋은 곳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 권이리의 당수나무.   
김 할머니는 농사를 지어 9남매를 낳아 키웠다. 김 할머니는 "풀베고 쟁기질하면서 농사를 지을 때 아이들은 시어머니가 키웠다"며 "아이들이 워낙 순해 젖을 먹이면 하루종일 할머니 품에서 잘 놀았는데 아마 권이리의 자연환경이 좋아서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이리에는 부산과 울산에서 이주해 온 귀촌인들이 13가구 25명 정도가 된다. 그들은 권이리에 정착하면서 마을 특유의 미풍양속에 순응하면서 서로 잘 섞여 살아가고 있다. 부산에서 섬유업을 하다가 권이리로 귀농한 지 2년차인 한기택씨는 "사업을 정리하고 귀농을 위해 장소를 고르던 중 권이리의 환경이 가장 마음에 들어 망설이지 않고 정착했다"며 "텃밭을 만들고 작물을 가꾸면서 자연과 동화된 삶을 살면서 귀농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 제2발전소 방사선안전부 직원들이 마을 경로잔치를 열어주고 있다.   
월성원전의 자매부서는 제2발전소 방사선안전부다. 김희중 과장은 "양북면에서 가장 골짜기에 위치하지만 권이리의 자연환경은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곳이어서 자매부서로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마을 분들도 정이 넘치고 배려가 커 봉사활동을 위해 마을을 방문하면서 마을의 발전을 위해 꼼꼼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   74949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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